1. 해조와 재미와 어흥
재미가 칼에 찔려 중환자실로 들어가고 어흥은 보호자로 동행했지만 해조는 못들어가고
봉숙이 집에 누워있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재미가 남긴 말은 "ㅆㅂ" 이었습니다.
아마 내 인생 참 x같다. 뭐, 이런 뜻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재미를 구한 것은 해조가 사 준 신발이었습니다. 그것도 두짝이 있었다면 신었을 텐데
한짝 밖에 없어서 주머니에 넣고 있었던 덕분에 ( 사실 이것은 좀 설정입니다. 칼에 찔릴 당시
입었던 옷을 보면 신발이 들어갈 공간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칼은 옆구리에 박혔구요.)
재미는 목숨을 구했거든요.
한짝은 해조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해조는 그 신발을 안고 하염없이 누워있었습니다.
재미가 살아났을까 염려하며 누워있었겠죠.
그동안 해조는 재미가 자기 인생에 어떤 존재인지 명확하게 알았습니다.
해조는 죽음을 선고받고 재미를 찾아왔었잖아요.
재미 역시 사경을 헤맬때 꿈을 꿉니다.
해조가 사준 신발을 신고 가고 싶다고 말이죠.
서로의 꿈을 위해 떠나 보낸다고 생각했지만 죽음에 이르자 그것이 진실이 아니였음을 알게되죠.
2. 사랑하기때문에 이별할 수 있을까
해조는 자신의 생명은 얼마남지 않았고 어흥이 온 마음으로 재미를 사랑하는 것을 보고
자기 보다는 재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해조는 사랑은 집착이므로 사랑하면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죠.
그래서 자신을 버린 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구요.
사랑이 끝났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은 사랑해서 재미를 놓아준다고 생각하고 그 먼 질을 가서 재미의 신발을 전해주고 옵니다.
사실 떠날거라면 찾아가지 말았어야했죠.
신발을 보고 재미도 해조에게 갑니다.
가기 전에 재미는 범호자 여사에게 말하죠.
제발 귀한 아들 함부로 대하지 말고 잘 해주라고 말이죠.
3. 신발의 의미
어흥은 전국을 다 뒤져 재미의 발에 맞는 215mm 신발을 구해다 줍니다.
그 신발을 해조가 한짝 버려버리죠.
재미는 그 어흥의 마음이 고마워서 감격해서 어쩔 줄 모릅니다.
한편 해조가 사 준 신발은 싸구려 구제 신발이었습니다.
재미가 그 신발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 준 것이죠.
재미가 그 신발을 애지중지 여기자 몇 번 신다 버릴 껄 왜 그러냐고 합니다.
해조의 말에 재미는 길바닥에 버려진 것들을 보면 짠한 마음이 든다고, 자기처럼 여겨져서 그런가 보다고
대답합니다.
그 말이 해조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재미가 어흥의 신발을 택한 건, 원래의 자신을 극복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하고 귀하게 여겨지는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죠.
반면 해조가 사 준 길바닥의 신발은 아프고 상처입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돌보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길에 있는 싼 신발, 누군가의 발에서 신다가 싫증나서 버려진 신발이지만
그것의 아픔을 알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미는 해조의 신발을 선택하죠.
그것은 자신의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죽음에 이르렀을 때, 마음 속 깊이 원했던 것이 그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4. 어흥의 상사병
어흥에게 재미는 엄마를 극복하고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삶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재미는 그만 자신을 떠나버렸습니다.
왜 자신이 아닌 해조여야하는지 어흥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어흥에게 재미가 첫사랑이기 때문이죠.
어흥은 이제껏 엄마의 그늘에서 한 번도 혼자 서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다쳐본 적도 없죠.
어흥을 다치게 하는 것은 엄마뿐이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재미가 꼭 어흥을 떠나야 했습니다.
어흥이 진정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어흥은 범호자 여사에게 편지를 쓰고 집을 나옵니다.
그는 가문을 지키는 일에 앞서 우선 자신을 찾아야 했습니다.
범호자 여사는 일면식도 없는 조상들께는 치성을 드리지만 아들의 마음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조상님의 마음은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부치는 일이죠.
범호자 여사는 아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루어놓은 업적을 사랑했죠.
사람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존중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존중받지 못한 곳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재미를 몰랐을 때는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가
어흥을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재미를 알게 되자 엄마와의 관계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4.봉숙
봉숙은 고등학생 채승혁이 가출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을 때 처음 봤습니다.
그녀는 매일 문 앞에 자신이 먹고 남긴 치킨, 피자, 군만두 등을 두죠.
승혁은 열심히 그것을 주어다 먹었습니다.
그러다 봉숙은 일해서 먹어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일하는 유흥업소에 데리고 가서 일을 시킵니다.
얼음채우기, 청소하기, 대리기사부르기,
해조는 그런 일을 해내면서 컸습니다.
봉숙은 승혁에게 해조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해조 심부름센터도 열어줍니다.
해조와 봉숙은 띠동갑 나이차가 났습니다.
1화에서 이야기했듯 봉숙은 해조에게 엄마이자 누나이자 애인이자 포주였죠.
봉숙은 해조를 알았고, 해조도 봉숙을 알았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죠.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있죠.
그렇게 봉숙의 집에서 재미도 함께 있게 됩니다.
세번째 친부 후보는 제약회사 사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재미와 함께 만나러 간 길에 해조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