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보
아네모네는 24년 2월에 개봉한 러닝 타임 75분 영화입니다.
snl로 유명한 정이랑 배우의 출연과 재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넷플릭스 영화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장면이나 대규모 인원이 등장하지 않지만 참 생각해볼 꺼리들을 던져주는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명연기가 이건 다큐멘터리인지 영화인지 헷갈릴 정도구요.
그리고 그 속에 또 끝없는 반전이 있습니다.
아네모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을 때 흘린 피에서 탄생한 꽃이라네요.
아도니스는 불륜으로 태어났고,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배신의 꽃 아네모네로 나옵니다.
이 영화의 주된 주제가 배신입니다.
주인공 용자는 인생에서 계속 배신당하죠.
2. 줄거리
#1
용자는 격투기 선수였다가 동화작가가 되었는데 결혼 후에는 백수인 남편과 딸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용자의 유일한 꿈은 로또로 인생 역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용자는 정말로 꿈에서 로또 번호를 받았습니다.
#2
그런데 용자는 너무 바쁩니다.
현금 구매만 가능한 로또를 사러갈 시간도 없습니다.
정말 못믿는 백수 남편이지만 남편 성진에게 로또를 부탁합니다.
#3
토요일 저녁 용자는 식당일 하느라 바쁩니다.
용자는 일찍 집으로 갈 수도 일요일 하루 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설겆이 하는 도중, 용자는 로또 당첨 번호가 꿈에서 받은 번호와 같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이젠 더 이상 사장 눈치 볼 필요가 없었죠.
그래서 사장의 화투판을 엎고 나갑니다.
#4
집에 도착했는데 남편은 아침 출근할 때와 똑같은 장면으로
딸 밥을 먹이고 놀고 있었습니다.
용자는 로또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남편은 바빠서 못샀다고 합니다.
#5
용자는 믿지 않죠.
절대 믿지 않습니다.
그럴거면 남편에게 부탁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성실한 그녀는 일하러 가버렸죠.
남편은 정말 사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는 사람도 정말 남편이 사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용자는 소주를 넷병 마셨고, 자고 있는 남편 머리를 가위로 잘랐습니다.
#6
다음날, 역시 보는 사람은 용자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용자는 딸을 친정 엄마에게 맡기고 남편은 기절시킨 후
옷을 벗기고 기저귀만 입힌 채 로또를 내놓으라고 다그칩니다.
남편은 울면서 정말 미안한데 사지 않았다고 합니다.
용자는 믿지 않습니다.
끝내 번개탄까지 피웁니다.
결국 남편이 찾으러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보는 사람은 남편이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잠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7
용자는 로또 당첨돼서 고기도 먹고, 좋은 집에도 살고 해외여행도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로또가 당첨됐구요.
다만 로또 용지가 없을 뿐입니다.
남편은 빌라 옆 담에서 로또 용지를 찾는 척 하다가 냅다 달아납니다.
자, 상황이 반전입니다.
남편 성진은 로또를 샀던 겁니다.
#8
성진은 웬 남자의 집에 들어가 빨리 짐을 싸라고 다그칩니다.
그리고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9
남편을 놓친 용자는 수배중인 오빠에게 전화합니다.
오빠는 진만을 찾아내 핸드폰 추적을 통해 성진이 들어간 집으로 용자를 데리고 갑니다.
그때까지도 성진은 냉장고에서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찾고 있었습니다.
폭격이 시작됩니다.
오빠는 성진을 때리죠.
그리고 남자에게 무슨 사이냐고 묻습니다.
남자는 바로 성진의 애인이었습니다.
용자는 싱크대에서 곱게 남은 노르웨이산 고등어 뼈를 찾아냅니다.
#10
결국 성진의 애인은 비키니옷장에서 한 사람을 꺼내는데 그 사람은 외국인 애인이었습니다.
로또는 그가 가지고 있었죠.
그는 지난 주에 산 로또 용지를 줍니다.
하지만 용자는 로또번호를 외우고 있었기에 그게 가짜인지 압니다.
#11
그 세 남자를 꽁꽁 묶어놓고 온 집을 뒤져 로또를 찾는 사이 용자는 오빠가 없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 오빠마져 도망갔다고 생각했죠.
오빠를 찾아 온 동네를 뒤집니다.
그 사이 세 남자는 탈출했죠.
성진과 외국인 애인이 함께 갔죠.
#12
용자가 의심했던 오빠는 사실 화장실에 있었던 것입니다.
#13
성진의 애인과 외국인 애인이 로또를 수령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용자가 늙어 손녀딸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그때까지 그 날의 분을 풀지 못하고
성진을 때리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3. 배신
로또는 그 사람들 안에 감춰있던 것을 다 드러나게 해주는 설정이었습니다.
실제 로또로 인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용자는 그 어느 누구도 믿지 않고 살았습니다.
남편에게 항상 욕하고 함부로 대했죠.
남편 역시 용자가 몸이 으스러져라 일해서 자신과 아이를 먹여살렸지만
큰 돈이 생기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도망갈 생각이었죠.
용자는 오빠도 믿지 못했습니다.
다급해져서 오빠를 찾았지만 단지 도구로 쓰기 위해서였죠.
그녀는 아무도 믿지 못하고 매일매일 울분에 가득 차서 보냈습니다.
조금의 여유도 갖지 못했고 그 삶은 커다란 행운이 눈 앞에 왔을 때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녀가 원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은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하고 베풀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녀가 로또를 산다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대신 돈이 있으니 더 마음껏 분노를 터트릴 수 있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 서로 아끼고 돕고 다정하게 대하고 산다면
그리고 어느날 로또에 당첨된다면
서로 숨기고 악쓰고 도망가고 쫓아가고 하는 일이 없었을텐데.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